옵세션 영화 리뷰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좋아하게 된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소원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옵세션」은 짝사랑을 이루려는 바람에서 출발하는 공포영화입니다. 소개만 보면 익숙한 소원 이야기인데, 상대의 마음을 바꿔 버린다는 부분이 유난히 불편하게 남았습니다. 바라던 대답을 듣는 것과 진심으로 사랑받는 일이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 커리 바커 감독의 공포영화 「옵세션」을 다룹니다. 공개된 줄거리와 설정을 바탕으로 쓴 해석이며, 구체적인 결말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소원: 고백 대신 확실한 답을 얻고 싶었던 마음
주인공 베어는 친구 니키를 좋아하지만 쉽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물건 ‘원 위시 윌로우’를 이용해 니키가 자신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빕니다. 소원은 이루어지지만, 원하던 관계에는 예상하지 못한 대가가 따라옵니다. 이것이 「옵세션」의 기본적인 출발점입니다.
베어가 망설이는 마음까지는 이해가 됩니다. 고백은 마음을 전하는 일이면서, 지금의 관계가 달라질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거절당하는 것도 두렵지만 그 뒤에 예전처럼 편하게 지내지 못할까 봐 걱정될 수 있습니다. 아예 말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원을 비는 순간에는 선을 넘습니다. 마음을 표현할 용기를 달라는 바람과 상대의 마음을 바꿔 달라는 바람은 다릅니다. 베어가 얻으려는 것은 대화할 기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답입니다. 그 과정에서 니키가 어떤 마음인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는 뒤로 밀립니다.
저는 이 부분이 처음부터 찜찜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선택까지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소원이 잘못 이루어져서 문제가 생겼다고만 보면, 애초에 무엇을 바랐는지가 가려질 것 같습니다. 겉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연인이 되었다고 해도 니키가 스스로 선택한 관계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습니다.
그래서 이 설정은 소원을 빌 때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보다, 거절의 가능성을 없애고 싶은 마음에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익숙하지만, 그 마음이 향하는 방식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집착: 바라던 관심이 부담으로 돌아올 때
‘옵세션’이라는 제목은 집착을 뜻합니다. 짝사랑을 이루는 이야기와 붙여 놓으면 처음에는 그저 마음이 너무 커진 상황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강제로 바꿨다는 설정을 생각하면, 단순히 애정 표현이 지나친 문제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제가 주목하는 것은 베어의 입장이 뒤집히는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상대가 자신을 바라봐 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소원이 어두운 대가와 함께 돌아오면, 원했던 관심을 더 이상 반기지 못하게 됩니다. 같은 사람의 관심인데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두려움이 된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여기서 니키를 무서운 사람으로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니키는 이 관계의 조건을 스스로 정한 인물이 아닙니다. 베어의 소원으로 인해 달라진 쪽입니다. 베어가 겪는 공포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마음을 바꿀 권리를 빼앗긴 사람은 누구인지 잊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베어에게 생기는 두려움까지 가짜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시작한 일이라도 무서울 수 있고, 뒤늦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후회한다고 해서 처음의 행동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 두 가지를 함께 놓고 생각할 때 이 설정이 더 불편하고 오래 남는다고 느낍니다.
현실의 관계를 영화 속 초자연적인 사건과 그대로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상대의 시간을 전부 갖고 싶어 하거나, 마음을 끊임없이 확인받으려는 태도는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모든 행동이 애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부담스럽다고 말했을 때 멈출 수 있는지도 관계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랑: 원하는 대답만 들으면 괜찮을까요
이 영화의 설정을 생각하다 보면 결국 한 가지가 궁금해집니다. 상대의 마음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면, 그 뒤에 듣는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 기쁠까요. 당장은 바라던 말을 들었다고 좋아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제 선택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도 오래 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랑받는 기쁨에는 상대가 굳이 저를 선택했다는 사실도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도 함께 있고 싶어 한다는 점이 소중한 것입니다. 소원으로 그 과정을 건너뛰면 관계의 모양은 얻을 수 있어도, 그 안에서 안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옵세션」은 짝사랑하는 사람을 무조건 비난하는 이야기로 읽고 싶지는 않습니다. 혼자 좋아하고, 기대하고, 거절을 두려워하는 마음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마음을 이유로 상대의 의사까지 바꾸려 할 때입니다. 감정을 갖는 일과 그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베어의 소심함이 그의 행동을 어디까지 이해하게 만드는지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말수가 적고 고백을 어려워한다고 해서 언제나 배려 깊은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겉으로는 조심스러워 보여도 속으로는 상대가 자신의 기대대로 움직이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이 간격이 단순한 괴물 이야기보다 더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작품을 살펴볼 때에는 누가 더 무서운 행동을 하는지만 세고 싶지는 않습니다. 누가 선택하고, 누가 그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는지도 함께 보고 싶습니다. 공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다른 부분들이 보일 것 같습니다.
- 베어의 간절함이 니키의 의사를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봅니다.
- 니키가 공포의 대상으로만 다뤄지는지, 그의 처지도 드러나는지 주목합니다.
- 소원의 대가뿐 아니라 소원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옵세션은 로맨스 영화인가요, 공포영화인가요?
A. 짝사랑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장르는 공포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는 소원이 어두운 대가로 이어지는 초자연적 설정을 다룹니다.
Q. 감독과 주연 배우는 누구인가요?
A. 커리 바커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베어는 마이클 존스턴이, 니키는 인디 나바레트가 연기합니다.
Q. 제목 옵세션은 무슨 뜻인가요?
A. 영어 ‘Obsession’은 집착이나 어떤 생각에 사로잡힌 상태를 뜻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상대를 자신의 뜻대로 바꾸려는 욕망과 맞닿는다는 점에서 제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옵세션」의 설정에서 가장 불편하게 남는 것은 소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보다, 처음부터 상대의 답을 정해 놓고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베어가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바람을 이루는 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작품을 살펴볼 때에도 베어가 얼마나 무서운 일을 겪는지뿐 아니라 니키에게 어떤 선택이 남아 있는지 함께 보고 싶습니다. 그쪽에 더 마음이 쓰입니다.
참고 자료
공식 줄거리·장르·제작진·출연진: 출처: 포커스 피처스 「옵세션」 공식 소개
영화제 작품 소개: 출처: 토론토국제영화제 「옵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