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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행복을 빼앗으려 한 완다와 놓아주는 법을 배운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제목처럼 여러 우주를 이동하는 거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가 실제로 집중하는 것은 멀티버스의 수많은 가능성보다, 원하는 삶을 얻지 못한 사람들이 그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가깝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완다 막시모프는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아이들을 얻기 위해 현실까지 바꾸려 한다. 반면 아메리카 차베즈는 자신이 통제하지 못한다고 믿었던 능력을 받아들이면서 성장한다.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선택이 멀티버스라는 공간 안에서 충돌하는 작품이다.

  • 작품명: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원제: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 감독: 샘 레이미
  • 주요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웡, 레이철 맥아담스, 소치 고메즈
  •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슈퍼히어로
  • 상영시간: 2시간 6분
  • 개봉: 2022년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주요 반전과 결말, 쿠키 영상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우주에서 시작된 아메리카 차베즈의 도망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가 괴물을 피해 도망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두 사람은 비샨티의 책을 찾으려 하지만 괴물에게 붙잡히고, 스트레인지는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아메리카의 능력을 빼앗아야 한다고 판단한다.

능력을 빼앗으면 아메리카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멀티버스를 지키려면 한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괴물의 공격을 받은 스트레인지는 먼저 죽고, 아메리카는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능력으로 다른 우주에 도착한다.

이후 이 모든 것이 MCU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꾼 꿈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꿈이 다른 우주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일 수 있다는 설정을 제시한다. 스트레인지가 본 것은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또 다른 자신의 죽음이었다.

첫 장면에 등장한 스트레인지는 주인공과 다른 인물이지만 두 사람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믿고,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선택권을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 태도가 영화 속 여러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공통으로 나타난다.

세상을 구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스트레인지

현실의 닥터 스트레인지는 과거 연인이었던 크리스틴 팔머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크리스틴은 다른 사람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스트레인지는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그는 타노스와의 전투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확인했고, 우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옳다고 판단한 단 하나의 길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세상은 구했지만 자신이 원하던 삶은 얻지 못했다.

결혼식에서 크리스틴은 스트레인지가 언제나 자신이 직접 칼을 쥐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결정을 맡기지 못하고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는 태도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스트레인지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표정에서는 확신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인정받고 강력한 마법까지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인 삶에서는 여전히 자신이 잃어버린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다.

괴물에게 쫓기는 소녀와의 만남

결혼식 도중 뉴욕 한복판에 거대한 괴물 가르간토스가 나타난다. 스트레인지와 웡은 괴물의 표적이 된 아메리카를 구하고, 그녀가 별 모양의 문을 열어 다른 우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메리카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극심한 공포를 느끼면 본능적으로 포털이 열리고, 어디로 이동할지도 결정하지 못한다. 이 능력을 노리는 존재에게 오랫동안 쫓기면서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하게 되었다.

스트레인지는 아메리카의 말을 처음부터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꿈에서 본 시신과 아메리카가 보여주는 증거를 통해 멀티버스의 위협이 실제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이후 마법과 관련된 도움을 구하기 위해 완다 막시모프를 찾아간다.

도움을 요청하기도 전에 드러난 완다의 정체

처음 만난 완다는 조용한 과수원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트레인지는 아메리카를 카마르타지로 데려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스트레인지가 이름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완다는 아메리카의 이름을 알고 있다. 아메리카를 쫓아 괴물들을 보낸 존재가 바로 완다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평화로워 보이던 과수원 역시 완다가 만들어낸 환상이었고, 실제 주변에는 타락한 땅과 죽은 나무만 남아 있다.

〈완다비전〉 이후 완다는 다크홀드를 통해 다른 우주의 자신과 아이들을 보게 된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빌리와 토미가 다른 우주에서는 완다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완다는 아메리카의 능력을 빼앗아 그 우주로 이동하려 한다.

단순히 아이들이 있는 우주로 한 번 이동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아이들이 병에 걸리거나 위험에 빠질 경우 필요한 치료법을 얻기 위해 언제든 모든 우주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말은 결국 자신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무한한 힘을 독점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완다는 왜 스칼렛 위치가 되었나

완다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완다비전〉의 사건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고, 이후 쌍둥이 오빠 피에트로와 비전까지 잃었다. 자신이 만든 웨스트뷰의 세계에서는 비전과 두 아들과 함께 평범한 가족으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행복은 마을 주민들의 정신을 억압해 만든 것이었다. 완다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환상을 해제했으며, 그 과정에서 비전과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작별을 고했다.

문제는 이후 그녀가 다크홀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크홀드는 사용자에게 강력한 마법 지식을 주지만, 동시에 욕망과 두려움을 파고들어 정신을 타락시킨다.

완다는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매일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상처를 치유하는 대신 얻지 못한 삶을 계속 확인하면서 집착은 더욱 커진다.

완다가 원한 것은 다른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삶이었다. 그러나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으려는 순간, 그녀의 사랑은 보호가 아니라 집착으로 변한다.

카마르타지를 공격한 스칼렛 위치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은 아메리카를 보호하기 위해 카마르타지의 마법사들을 불러 모은다. 완다는 아메리카를 넘겨주면 다른 사람은 해치지 않겠다고 경고하지만, 스트레인지는 이를 거부한다.

완다는 카마르타지를 둘러싼 방어막을 직접 부수기보다 마법사 한 사람의 정신에 침투해 내부에서 방어를 무너뜨린다. 압도적인 마법뿐 아니라 상대의 공포와 의심을 이용하는 모습에서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완다를 확인할 수 있다.

카마르타지의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도 완다를 막지 못한다. 결국 아메리카는 공포에 휩싸여 멀티버스 포털을 열고, 스트레인지와 함께 다른 우주로 이동한다.

순식간에 지나간 여러 우주의 모습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는 여러 우주를 연속으로 통과한다. 온몸이 물감처럼 변하는 세계와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 세계, 공룡이 살아 있는 공간 등 짧은 순간에 다양한 현실이 등장한다.

제목에서 기대한 것에 비하면 실제로 오래 머무는 우주의 수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MCU의 기본 세계와 일루미나티가 있는 지구-838, 그리고 인커전으로 파괴된 세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여러 멀티버스를 더 깊이 탐험하는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반면 영화는 무한한 세계를 관광하듯 보여주기보다 다른 선택을 내린 스트레인지와 완다의 모습을 비교하는 데 멀티버스를 사용한다.

지구-838과 일루미나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가 도착한 지구-838은 기본 세계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회의 규칙과 기술, 인물들의 관계가 다르다. 이 세계의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를 막은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모르도에게 붙잡혀 일루미나티 앞에 서게 된다. 일루미나티는 지구-838의 중요한 위협을 비밀리에 판단하고 처리하는 집단이다.

일루미나티 구성원

이 세계의 소서러 슈프림인 모르도, 캡틴 카터, 블랙 볼트, 마리아 램보 버전의 캡틴 마블, 판타스틱 포의 리드 리처즈, 그리고 프로페서 찰스 자비에가 일루미나티의 구성원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타노스보다 다른 우주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더 위험하게 생각한다. 지구-838의 스트레인지가 다크홀드를 사용해 다른 세계를 탐색하다가 두 우주가 충돌하는 인커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구-838의 스트레인지는 타노스를 쓰러뜨리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우주를 파괴한 책임을 받아들였다. 결국 그는 동료들의 결정에 따라 블랙 볼트의 능력으로 처형된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 스트레인지에게도 경고가 된다. 아무리 세상을 구하려는 목적이 있어도 자신만이 옳다고 확신하고 금지된 힘을 사용하면 다른 세계의 자신처럼 더 큰 재앙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일루미나티의 죽음과 샘 레이미식 공포

완다는 드림워킹을 이용해 지구-838에 사는 자신의 몸을 조종한다. 이후 일루미나티 본부에 침입해 자신을 막으려는 구성원들을 차례로 공격한다.

블랙 볼트는 입이 사라진 상태에서 자신의 음파를 사용하다 죽고, 리드 리처즈는 몸이 실처럼 분해된다. 캡틴 카터와 캡틴 마블 역시 완다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다.

강력한 영웅들이 너무 빠르게 사라진다는 점은 호불호가 나뉘는 부분이다. 어렵게 등장한 인물들이 완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역할로만 소비됐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다만 이 장면에서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 연출은 확실히 드러난다. 완다는 맨발로 복도를 걸으며 상대를 추격하고, 거울과 반사된 공간을 뚫고 나오는 등 슈퍼히어로보다 공포영화의 존재처럼 표현된다.

모든 우주에서 행복하지 못했던 스트레인지

스트레인지는 다른 우주의 크리스틴과 함께 인커전으로 파괴된 세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다크홀드를 사용한 또 다른 닥터 스트레인지와 만난다.

이 스트레인지는 여러 우주의 자신들이 크리스틴과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어떤 우주의 스트레인지도 크리스틴과 온전히 함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우주의 자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두 스트레인지는 음표를 실제 무기로 바꾸는 독특한 마법 전투를 벌인다. 클래식 음악의 악보와 음이 날카로운 공격으로 변하면서 일반적인 빛과 에너지 중심의 마법 전투와 다른 장면을 만든다.

주인공 스트레인지는 또 다른 자신을 쓰러뜨리지만, 그 역시 다크홀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중요한 차이는 금지된 힘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그 힘을 무엇을 위해 사용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있다.

죽은 자신의 몸을 이용한 드림워킹

스트레인지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영화 초반에 죽은 디펜더 스트레인지의 시신을 이용한다. 살아 있는 다른 우주의 자신이 아니라 이미 죽은 자신의 몸으로 드림워킹을 시도한 것이다.

죽은 몸을 조종한 대가로 저주받은 영혼들이 스트레인지를 공격한다. 처음에는 영혼들에게 휘둘리지만, 크리스틴의 도움을 받아 오히려 그 영혼들을 자신의 망토와 무기처럼 사용한다.

부패한 시신을 움직이고 죽은 영혼을 다루는 장면은 MCU 영화 중에서도 상당히 기괴한 장면에 속한다.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영화 감각과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이 가장 잘 결합된 부분이었다.

아메리카를 믿는다는 선택

스트레인지가 완다와 싸워 직접 아메리카를 구할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에 그가 내리는 선택은 다르다. 그는 아메리카의 능력을 빼앗거나 대신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스트레인지는 아메리카에게 지금까지 열린 모든 포털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가 필요한 장소로 이동해 왔으며, 이미 자신의 힘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 초반의 디펜더 스트레인지가 아메리카를 희생하려 했던 것과 반대되는 선택이다. 주인공 스트레인지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아메리카가 스스로 자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메리카는 완다를 힘으로 쓰러뜨리기보다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아이들 앞에 데려간다. 완다가 자신의 행동을 직접 바라보도록 만든 것이다.

아이들이 두려워한 스칼렛 위치

지구-838의 빌리와 토미는 자신의 어머니 몸을 차지한 완다를 보고 공포에 떤다. 완다는 아이들이 자신을 반길 것이라 믿었지만, 아이들의 눈에 비친 자신은 가족을 찾으러 온 어머니가 아니라 그들의 어머니를 해친 괴물이었다.

다른 우주의 완다는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스칼렛 위치에게 자신들이 사랑받을 것이라는 뜻을 전한다. 이 순간 완다는 자신의 아이들이 어느 우주에 있든 이미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시작한 일이 정작 아이들에게 공포를 주고 있었다는 사실이 완다를 멈추게 한다. 스트레인지의 공격이나 일루미나티의 힘으로도 막지 못했던 완다가 아이들의 두려운 표정 앞에서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직시한다.

완다의 마지막 선택과 다크홀드의 파괴

완다는 운다고어 산으로 돌아가 모든 우주에 존재하는 다크홀드를 파괴한다. 다시는 누구도 그 책의 유혹과 힘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근원 자체를 무너뜨린 것이다.

운다고어 산이 붕괴하면서 완다 역시 잔해에 묻힌 것처럼 보인다. 영화 안에서는 이후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실제로 죽었는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완다의 선택은 자신이 벌인 일을 없애지는 못한다. 카마르타지와 일루미나티를 비롯해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마지막에 다크홀드를 파괴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행동이 용서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이 잘못된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의 근원을 파괴했다는 점에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던 책임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배운 놓아주는 방법

스트레인지는 영화 내내 다른 사람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판단하고 통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우주의 자신을 보면서 그런 태도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깨닫는다. 디펜더 스트레인지는 아메리카를 희생하려 했고, 지구-838의 스트레인지는 다크홀드 때문에 인커전을 일으켰다. 파괴된 세계의 스트레인지는 행복을 찾겠다는 이유로 다른 자신들을 공격했다.

주인공 스트레인지가 이들과 다른 결말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마지막 순간 아메리카에게 결정권을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믿었다.

크리스틴과의 관계에서도 그는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인다. 아직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다른 우주의 크리스틴을 붙잡지는 않는다. 사랑하기 때문에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보내주는 법을 배운다.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눈여겨볼 부분
  • 여러 우주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보여주는 통제와 집착
  • 다크홀드에 타락한 완다와 스칼렛 위치의 압도적인 힘
  • 공포영화에 가까운 샘 레이미 감독의 연출
  • 일루미나티를 통해 소개된 새로운 MCU 인물들
  •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아메리카 차베즈
  • 행복을 소유하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주는 것의 차이

샘 레이미 감독의 색깔이 드러난 장면들

이 작품은 기존 MCU 영화보다 공포영화의 특징이 강하다. 카메라가 갑자기 인물의 얼굴로 가까워지고, 화면이 기울거나 빠르게 회전하며 불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완다가 반사된 공간을 뚫고 나오거나 부러진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추격하는 모습에서는 초능력자보다는 공포영화 속 원혼이나 괴물 같은 느낌이 강하게 난다.

죽은 스트레인지가 저주받은 영혼을 두르고 날아가는 장면, 음표를 무기로 사용하는 마법 전투도 상당히 독특하다. 익숙한 마블의 화면에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과장된 움직임과 기괴함이 더해졌다.

잔혹한 장면을 직접 오래 보여주지는 않지만, 죽음의 방식과 음향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모든 연출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은 아니어도 감독의 개성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 MCU 작품이라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완다의 변화가 너무 급하게 느껴진 이유

이 영화에서 가장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완다의 변화다. 〈완다비전〉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웨스트뷰의 주민들을 풀어준 인물이 이번 작품에서는 수많은 사람을 공격하는 적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그 원인을 다크홀드의 타락과 아이들을 향한 집착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완다가 다크홀드를 사용하며 어떻게 변해갔는지 중간 과정은 거의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완다비전을 본 관객에게도 변화가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완다가 처음부터 악한 인물이 되었다기보다 오랜 상실과 다크홀드의 영향으로 판단력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을 몇 장면만 더 보여줬다면 완다의 비극이 훨씬 설득력 있게 전달됐을 것 같다.

제목만큼 다양한 멀티버스가 나왔을까

영화는 멀티버스를 핵심 소재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자세히 보여주는 세계는 제한적이다. 여러 우주를 통과하는 장면은 짧게 지나가고, 이야기의 대부분은 지구-838과 파괴된 세계에서 진행된다.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는 무한한 현실과 다양한 캐릭터의 변형을 기대했다면 규모가 생각보다 작게 느껴질 수 있다. 일루미나티 역시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완다에게 빠르게 희생된다.

개인적으로도 조금 더 낯선 우주와 그곳의 스트레인지들을 보고 싶었다. 다만 멀티버스를 단순한 볼거리보다 인물들이 선택하지 못한 삶을 비추는 거울로 활용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첫 번째 쿠키 영상, 클레아의 등장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 스트레인지는 거리에서 갑자기 나타난 클레아를 만난다. 클레아는 스트레인지가 인커전을 일으켰으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클레아가 다크 디멘션으로 향하는 통로를 열자 스트레인지는 제3의 눈을 드러내고 그녀를 따라간다. 다크홀드를 사용한 대가가 남아 있지만, 그 힘을 피하기보다 새로운 위협을 해결하는 데 사용하려는 모습이다.

코믹스에서 클레아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강력한 마법사다. 이 장면은 스트레인지의 다음 이야기가 다크 디멘션과 인커전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두 번째 쿠키 영상, 피자볼 장수의 마지막

두 번째 쿠키 영상에서는 지구-838에서 스트레인지의 마법에 걸렸던 피자볼 장수가 다시 등장한다. 자신의 얼굴을 때리던 마법이 마침내 풀리고, 그는 고통이 끝났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관객을 바라본다.

이야기의 중요한 복선이라기보다 샘 레이미 감독과 오랫동안 작업해 온 배우 브루스 캠벨의 등장을 활용한 유머 장면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보기 전에 완다비전을 봐야 하나?

필수는 아니지만 보는 것을 추천한다. 완다가 비전과 두 아들을 잃은 과정,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이유, 다크홀드를 갖게 된 배경이 〈완다비전〉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Q2. 노 웨이 홈과 직접 연결되는 영화인가?

닥터 스트레인지와 멀티버스가 다시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연결되지만, 노 웨이 홈의 사건이 대혼돈의 멀티버스 줄거리를 직접 일으킨 것은 아니다. 두 작품은 멀티버스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Q3. 완다는 정말 죽은 것인가?

영화에서는 운다고어 산이 무너진 뒤 완다의 생존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작품의 결말만으로는 죽었다고 완전히 단정할 수 없다.

Q4. 닥터 스트레인지의 제3의 눈은 무엇인가?

영화에서는 다크홀드와 드림워킹을 사용한 뒤 스트레인지의 이마에 제3의 눈이 나타난다. 금지된 마법을 사용한 영향이자, 마법적인 통찰력과 힘의 변화를 보여주는 표시로 볼 수 있다.

Q5. 쿠키 영상은 몇 개인가?

총 두 개다. 첫 번째 영상은 클레아와 새로운 인커전을 소개하고, 두 번째 영상은 피자볼 장수의 마법이 풀리는 유머 장면이다.

마무리하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제목에서 기대한 것처럼 수많은 세계를 깊게 탐험하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공포영화의 분위기와 기괴한 마법 연출을 통해 기존 MCU 작품과는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완다가 악역으로 변하는 과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일루미나티가 빠르게 소비된다는 단점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 올슨이 표현한 완다의 슬픔과 광기,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연출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 속 스트레인지와 완다는 모두 자신이 얻지 못한 행복을 바라본다. 스트레인지는 크리스틴과 함께할 수 있는 삶을, 완다는 아이들과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을 원한다. 두 사람의 차이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을 마지막에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서 생긴다.

완다는 다른 우주의 행복을 빼앗으려 했고, 스트레인지는 다른 우주의 크리스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고 놓아준다. 아메리카의 능력 역시 빼앗는 대신 그녀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이 영화에서 스트레인지가 배운 것은 더 강력한 마법이 아니다. 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혼란스러운 멀티버스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놓아주는 법을 배우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성장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