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신의 명령보다 인류를 선택한 불멸의 영웅들
〈이터널스〉는 지금까지 등장한 마블 영웅들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이들은 사고로 능력을 얻은 인간도 아니고, 첨단 기술로 무장한 사람도 아니다. 우주의 존재 셀레스티얼이 만든 불멸의 존재로서 수천 년 전부터 지구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영화가 진짜로 묻는 것은 이들이 얼마나 강한가가 아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만들고 임무까지 정해 놓았다면 그 명령을 끝까지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오랜 시간 지켜본 생명들을 위해 창조주의 뜻을 거부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거대한 우주적 설정 안에 자유의지와 사랑, 가족의 갈등을 담아낸 작품이다.
- 작품명: 이터널스
- 원제: Eternals
- 감독: 클로이 자오
- 주요 출연: 젬마 찬, 리처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마동석, 안젤리나 졸리
- 장르: 액션, 모험, SF, 슈퍼히어로
- 상영시간: 2시간 37분
- 개봉: 2021년
7천 년 동안 인류를 지켜본 존재들
이터널스는 기원전 5000년 무렵 지구에 도착한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 데비안츠를 제거하는 것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이들은 여러 문명의 곁에서 살아가며 인간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이터널스가 인류의 역사에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는 분명한 제한이 있다. 데비안츠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인간들의 전쟁과 갈등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명령을 따르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원칙이었다.
처음에는 이 규칙에 큰 의문을 품지 않는다. 자신들을 지구에 보낸 아리솀의 목적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인간의 잔혹함을 목격하면서도 사랑과 희생, 창조와 연대의 가능성 역시 발견한다.
같은 역사를 지켜봤지만 모든 이터널스가 인간을 똑같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인간을 사랑하고, 누군가는 실망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창조주의 명령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이 차이가 결국 한 가족처럼 지냈던 이들을 갈라놓는다.
데비안츠를 제거하기 위해 모인 가족
이터널스는 모두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카리스는 하늘을 날며 눈에서 에너지를 발사하고, 세르시는 물질의 성질을 바꿀 수 있다. 테나는 우주 에너지로 다양한 무기를 만들며, 길가메시는 강력한 주먹으로 적을 상대한다.
마카리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드루이그는 다른 사람의 정신을 조종한다. 파스토스는 복잡한 기술과 장치를 설계하며, 킹고는 손끝에서 에너지를 발사한다. 스프라이트는 정교한 환영을 만들고, 에이잭은 이들을 이끌면서 상처를 치유한다.
능력만 보면 완벽한 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격과 가치관이 크게 다르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기 때문에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도, 그만큼 오래된 상처와 불만도 쌓여 있다. 이들은 전형적인 슈퍼히어로 팀보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낸 가족에 더 가깝다.
마지막 데비안츠를 제거한 뒤 이터널스는 각자의 길을 선택한다. 임무가 끝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런던에 데비안츠가 다시 나타나고, 흩어졌던 이들은 예상하지 못한 위협을 막기 위해 다시 서로를 찾아 나선다.
세르시가 인류를 사랑하는 방식
영화의 중심인물 세르시는 압도적인 전투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다. 물질을 다른 형태로 바꾸는 능력이 있지만 생명체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알고 있었고, 앞에 나서서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세르시가 새로운 지도자가 되는 이유는 인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박물관에서 일하며 인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을 멀리서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받아들인다.
세르시는 인류가 완벽해서 지키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잘못과 실패를 알고 있으면서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인간이 사랑하고 희생하며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모습을 수천 년 동안 지켜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세르시가 지도자로서 조금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강한 명령보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이터널스를 다시 하나로 모으는 데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영웅인가, 새로운 생명을 위한 도구인가
이터널스가 알게 되는 진실은 자신들의 정체를 완전히 뒤집는다. 이들은 먼 올림피아 행성에서 온 불멸의 종족이 아니었다. 셀레스티얼 아리솀이 월드 포지에서 만들어 여러 행성으로 보낸 인공 생명체였다.
데비안츠를 제거하는 임무도 인간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한 행성에서 지적 생명체의 수가 충분히 늘어나면, 그곳에 심어진 새로운 셀레스티얼이 행성을 부수고 태어나는 ‘이머전스’가 시작된다. 이터널스는 그 과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데비안츠를 제거하는 역할이었다.
지구 안에서는 새로운 셀레스티얼 티아무트가 성장하고 있었다. 티아무트가 태어나면 새로운 별과 은하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지구와 모든 생명은 사라진다. 우주 전체로 보면 하나의 행성을 희생해 더 많은 생명을 탄생시키는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터널스에게 인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타노스의 손가락 튕기기가 가져온 결과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우주 생명체의 절반이 사라지면서 지구의 인구 역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티아무트의 탄생은 예상보다 늦어졌다. 그러나 어벤져스가 사라진 사람들을 되돌리면서 지구의 에너지가 급격히 증가했고, 멈춰 있던 이머전스가 다시 시작된다.
이 설정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사건을 이터널스의 이야기와 연결한다. 어벤져스가 우주를 구한 행동이 의도하지 않게 지구의 또 다른 위기를 앞당긴 것이다. 이전 영화의 승리가 새로운 이야기에서는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카리스는 정말 악당이었을까
이카리스는 영화에서 가장 복잡한 인물이다. 그는 이터널스 가운데서도 아리솀의 명령을 가장 굳게 믿는다. 자신들이 존재하는 목적은 셀레스티얼의 계획을 수행하는 것이며,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그 계획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에이잭이 인류를 지키기 위해 이머전스를 막으려 하자 이카리스는 그녀를 데비안츠에게 넘긴다. 이후 다른 동료들에게 진실을 숨긴 채 이머전스가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만든다. 행동만 놓고 보면 분명 배신이지만, 그가 권력이나 개인적인 이익을 원한 것은 아니다.
이카리스는 명령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리솀의 뜻을 거역할 수 없다고 믿으면서도 세르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하면 세르시가 인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 곁을 떠났고, 혼자 비밀을 감당하려 했다.
마지막 순간 이카리스는 세르시를 공격하지 못한다. 임무를 완수하려는 의지보다 그녀를 향한 감정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이후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결말은 자신의 믿음과 사랑 모두를 배신했다고 느낀 인물이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내린 비극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용기
영화 속 갈등은 선한 이터널스와 악한 이터널스의 싸움으로 단순하게 나뉘지 않는다. 이카리스는 아리솀의 명령을 따르고, 세르시는 지구를 지키려 한다. 킹고는 인류가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창조주에게 직접 맞서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킹고의 선택은 특히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는 이카리스와 싸우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지구가 파괴되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쪽에도 완전히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전투에서 물러난다. 영웅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선택이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결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드루이그는 오래전부터 명령에 의문을 품었다. 인간의 정신을 조종하면 전쟁을 멈출 수 있는데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인간의 생각을 통제하는 순간 그들의 자유의지까지 빼앗게 된다는 모순도 안고 있다.
파스토스는 자신이 전해준 기술이 전쟁과 파괴에 사용되는 모습을 보고 인간에게 절망한다. 그러나 훗날 가족을 이루면서 인간을 다시 사랑하게 된다. 인류 전체를 추상적으로 바라볼 때는 희망을 잃었지만, 구체적인 한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생각이 바뀐 것이다.
길가메시와 테나가 보여준 관계
테나는 기억이 서로 충돌하는 매드 위리 증상을 겪는다. 이전 임무에서 지워졌어야 할 기억들이 되살아나면서 동료를 공격하기도 한다. 아리솀의 계획에 따르면 그녀의 기억을 다시 지우는 것이 해결책이다.
하지만 길가메시는 테나를 고쳐야 할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팀을 떠나 테나와 함께 생활하며 그녀가 자신을 잃지 않도록 곁을 지킨다. 강한 주먹을 가진 인물이지만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가장 큰 힘은 누군가를 끝까지 돌보는 태도다.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는 등장 분량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확실한 인상을 남긴다. 데비안츠를 맨손으로 밀어붙이는 액션도 시원하지만, 테나를 대할 때 보이는 차분하고 따뜻한 모습이 캐릭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길가메시가 크로에게 희생된 뒤 테나는 다시 홀로 서야 한다. 마지막 전투에서 그녀가 크로를 쓰러뜨리는 장면은 단순한 복수라기보다, 길가메시와 함께했던 기억을 잃지 않고 앞으로 살아가겠다는 선택처럼 다가온다.
스프라이트가 원했던 평범한 삶
스프라이트는 수천 년을 살았지만 외형은 언제나 어린아이로 남아 있다. 다른 이터널스처럼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지만 인간 사회에서는 계속 아이로 취급받는다. 시간이 지나도 성장하지 않는 불멸의 삶이 그녀에게는 축복이 아니라 감옥에 가깝다.
스프라이트는 이카리스를 오랫동안 사랑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도 없었다. 세르시를 향한 질투와 평범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겹치면서 결국 이카리스의 편에 선다.
그녀의 배신은 잘못된 선택이지만 그 감정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이터널스에게 영원한 생명은 익숙한 조건이지만, 스프라이트에게는 그 영원함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시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였기 때문이다.
세르시는 티아무트의 힘을 이용해 스프라이트를 인간으로 만든다. 스프라이트는 능력과 불멸을 잃는 대신 성장하고 늙어갈 수 있는 삶을 얻는다. 유한한 시간이 오히려 그녀가 가장 원했던 선물이었던 셈이다.
데비안츠와 크로의 이야기가 남긴 아쉬움
데비안츠는 처음에는 이터널스가 제거해야 하는 단순한 괴물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에이잭의 능력을 흡수한 크로가 인간의 형태와 지능을 갖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그 역시 아리솀이 만들어낸 존재였고, 임무를 마친 뒤 제거 대상이 되었다.
이런 설정은 이터널스와 데비안츠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두 집단 모두 셀레스티얼의 목적에 따라 만들어졌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자 버려질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로의 이야기는 테나와의 전투로 비교적 빠르게 끝난다. 이터널스와 손을 잡거나 아리솀의 계획에 함께 맞서는 전개로 이어졌다면 영화가 던지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질문이 더욱 깊어졌을 것 같다. 흥미로운 설정을 갖고 있었던 만큼 가장 아쉽게 사용된 인물이었다.
유니마인드와 티아무트의 탄생
파스토스는 이터널스의 우주 에너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유니마인드를 계획한다. 처음에는 드루이그가 그 힘으로 잠든 티아무트의 정신을 조종하려 하지만, 이카리스의 방해로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다.
이머전스가 시작되면서 이터널스는 티아무트와 연결된다. 여기에 이카리스와 스프라이트까지 의도하지 않게 유니마인드에 참여하고, 강해진 세르시는 생명체에도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세르시는 티아무트를 죽이는 대신 거대한 몸을 대리석으로 바꾼다. 바다 위로 솟아오른 채 멈춰 버린 티아무트의 모습은 이터널스가 창조주의 계획을 거부하고 인류를 선택했다는 거대한 흔적으로 남는다.
한편으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티아무트 역시 희생된 존재다. 지구를 구했다는 결과는 분명하지만, 그 선택이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영화는 이 결정을 완전한 승리로만 표현하지 않고 아리솀의 심판으로 이어간다.
- 인류의 역사와 함께 전개되는 수천 년 규모의 이야기
- 각기 다른 능력과 가치관을 가진 열 명의 이터널스
- 신의 명령과 개인의 자유의지가 충돌하는 과정
- 인류를 사랑할 가치가 있는지에 관한 서로 다른 대답
- 자연광과 실제 공간을 활용한 장엄한 화면
- MCU의 우주적 세계관을 확장하는 셀레스티얼 설정
클로이 자오 감독이 보여준 새로운 마블의 풍경
〈이터널스〉는 다른 마블 영화보다 자연과 공간을 길게 바라본다. 드넓은 평원과 바다, 숲과 사막 속에 영웅들을 작게 배치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인간 한 명의 삶보다 훨씬 긴 시간에 걸쳐 있다는 느낌을 만든다.
우주선 도모와 셀레스티얼의 모습도 거대한 크기를 강조한다. 특히 아리솀이 지구 가까이 나타나는 장면은 인간은 물론 이터널스마저도 우주 전체에서는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머와 빠른 전개를 앞세우는 일반적인 MCU 작품에 비하면 분위기가 무겁고 속도도 느린 편이다. 그 대신 영웅들이 임무가 없을 때 어떻게 살아왔는지,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존재가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되는지를 차분하게 바라본다.
많은 인물과 설정이 만든 장점과 한계
영화 한 편에서 새로운 영웅 열 명과 데비안츠, 셀레스티얼, 이머전스까지 설명해야 하다 보니 다루는 정보의 양이 상당히 많다. 현재와 과거를 반복해서 오가는 구성도 초반에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러닝타임이 2시간 37분으로 긴 편인데도 모든 인물을 충분히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마카리와 드루이그처럼 흥미로운 관계를 가진 인물들도 비교적 짧게 등장하며, 데인 휘트먼의 이야기 역시 후속 작품을 위한 소개 정도에 머문다.
반대로 이렇게 많은 인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질문에 다양한 대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인류를 위해 싸우는 세르시, 명령을 따르는 이카리스, 싸움에서 물러나는 킹고, 인간에게 실망했다가 다시 사랑하게 된 파스토스는 모두 다른 선택을 한다.
이 작품의 장점과 단점은 같은 지점에서 나온다. 보여주고 싶은 인물과 이야기가 무척 많아 세계는 풍성하지만, 몇몇 감정과 갈등은 충분히 깊어지기 전에 다음 사건으로 넘어간다.
다른 마블 영화와는 달랐던 작품
개인적으로 〈이터널스〉는 처음 봤을 때보다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볼수록 흥미로워지는 영화였다. 익숙한 마블식 액션과 유머를 기대하면 전개가 무겁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등장인물도 많아서 한 번에 모든 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각 인물이 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는지 살펴보면 이야기가 조금씩 선명해진다. 이카리스는 단순히 악해서 배신한 것이 아니며, 킹고 역시 겁이 많아서 떠난 것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가족이 하나의 문제를 두고 갈라지는 과정에 가깝다.
전형적인 영웅 영화처럼 악당을 물리치고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터널스는 자신들을 만든 존재에게 반기를 들었고, 그 결과가 옳았는지는 앞으로 심판받아야 한다. 지구를 구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쿠키 영상, 에로스의 등장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는 우주선을 타고 떠난 테나, 마카리, 드루이그 앞에 핍 더 트롤과 에로스가 나타난다. 에로스는 자신을 다른 행성의 이터널이자 타노스의 형제라고 소개한다.
그는 아리솀에게 붙잡힌 동료들을 찾을 수 있다며 도움을 제안한다. 이 장면은 우주 곳곳에 다른 이터널스가 존재하며, 지구의 이터널스가 몰랐던 더 큰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두 번째 쿠키 영상, 블랙 나이트의 시작
두 번째 쿠키 영상은 세르시의 연인 데인 휘트먼에게 집중한다. 데인은 오래된 상자를 열고 자신의 가문에 전해진 검을 꺼내려 한다. 검에는 불길한 기운이 흐르고, 그가 손을 뻗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검은 마블 코믹스에서 블랙 나이트와 연결되는 에보니 블레이드다. 강력한 힘을 지녔지만 사용자에게 저주와 폭력적인 충동을 안겨 주는 무기이기도 하다. 데인이 앞으로 블랙 나이트로 활동하게 될 가능성을 예고한 장면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터널스는 MCU 몇 번째 영화인가?
MCU 장편 영화 기준으로 26번째 작품이다. 페이즈 4에 포함되며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Q2. 이터널스는 인간인가?
인간이 아니다. 셀레스티얼 아리솀이 월드 포지에서 만든 인공적인 우주 생명체다. 임무를 마치면 기억을 지운 뒤 다른 행성으로 보내지는 방식으로 활동해 왔다.
Q3. 이터널스는 왜 타노스와 싸우지 않았나?
이들은 데비안츠가 관련된 사건이 아니라면 인간 사회의 갈등에 개입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영화 속 설명에 따르면 타노스와의 싸움은 자신들에게 허용된 임무가 아니었다.
Q4. 이터널스의 쿠키 영상은 몇 개인가?
총 두 개다. 첫 번째 영상은 에로스와 핍 더 트롤의 등장을, 두 번째 영상은 데인 휘트먼과 에보니 블레이드를 보여준다.
Q5. 길가메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나?
영화 속 길가메시는 크로에게 에너지를 흡수당해 사망한다. 다만 이터널스가 월드 포지에서 만들어지고 기억이 별도로 보관된다는 설정이 있으므로, 같은 모습의 존재가 다시 만들어질 가능성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무리하며
〈이터널스〉는 친절하거나 가볍게 볼 수 있는 마블 영화는 아니다.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많고 수천 년의 역사를 오가며, 데비안츠와 셀레스티얼을 비롯한 새로운 설정도 한꺼번에 설명한다. 그만큼 한 번의 관람만으로 모든 내용을 정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존재의 목적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해도 스스로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지, 결함이 많은 인류에게 계속 살아갈 기회를 줄 가치가 있는지를 묻는다.
이터널스가 인류를 선택한 이유는 인간이 언제나 선하기 때문이 아니다. 잘못을 반복하면서도 사랑하고 희생하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이다. 세르시는 인류가 완성된 존재라서가 아니라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지키기로 한다.
결국 이 영화에서 영웅이 된다는 것은 강한 힘으로 적을 쓰러뜨리는 일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을 만든 존재의 명령이라도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면 거부하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이터널스가 보여준 영웅의 모습이다.
호불호가 나뉠 만한 지점은 분명하지만, 익숙한 마블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제와 화면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완벽하게 정리된 한 편의 이야기라기보다 더 거대한 세계가 열리는 첫 장처럼 느껴진다.

